20번째 사진집을 만들면서…(2014)

우리가 우리 것에 무관심한 동안 우리 꽃은 눈 밝은 외국 사람들에 의해 해외로 유출되고 개량되어 전 세계에 다른 이름으로 팔리고 있습니다.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알리고자 꽃 사진집을 만든지 올해로 20년이 되었습니다.

산과 들에 피고 지는 우리 꽃들은 저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. 이 꽃들은 오랜 세월 이 땅에서 나고 자라며 우리의 삶과 함께 해 온 순수한 우리 자원이며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소중한 우리의 자연 유산입니다.

20주년 야생화사진집 주제는 동백과 산작약입니다. 홑꽃부리의 끝 부분이 약간 안쪽으로 다물어진 모양의 꽃을 피우는 동백꽃과 산작약꽃은 세계적으로 우리 것 밖에 없답니다. 우리만이 가진 우리의 꽃입니다. 꽃이 없는 겨울에 꽃을 피우는 동백, 부귀영화의 동양적 상징인 작약과 모란꽃은 매년 여러 가지 새로운 품종으로 육종되지만, 홑 꽃에 활짝 피지 않는 모양의 동백꽃과 산작약 꽃은 현재 생명공학 기술로는 만들 수 없다고 합니다. 원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입니다.

얼마나 마음 뿌듯한 자랑거리입니까 ? 앞으로의 사진집도 지금처럼 더 뚜렷한 주제의식을 살려 한권 한 권이 아름다운 꽃을 알리는 지침서가 되도록 더욱 노력 하겠습니다. 20주년기념 특집은 지난 열아홉권 중에서 독자들이 추천한 작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.

20년간 변함없는 격려와 성원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.

2013.9.30

사진가 김정명 올림